힐링하는 삶

소박한 드립커피 한잔 의미

웰빙허브 2023. 8. 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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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늦은 아점을 먹고 막 직장 생활한 지 1년 남짓한 사회 초년생인 딸을 기차역까지 배웅했다. 아직은 적응 중이라 늘 전화기 너머로 징징대는 소리가 들리지만, 부모 앞이라 그런 것이겠지 여긴다. 더 많은 것을 챙겨주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러나, 잘 이겨 내길 기원하며, 딸을 응원한다. 아내는 우리의 어머니들이 그랬듯이 저녁에 먹을 음식 등 딸의 가방에 가득 넣어 모정과 함께 보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커피 한 잔이 생각났다. 요즘 1500원이면 마실 수 있는 커피도 흔하지만 굳이 집에서 드립으로 내렸다. 밥값 못지않은 커피도 한 달이면 몇 번 마시는데, 생각하니 우습다.

드립 커피

2차 세계대전에 유럽 전장에서 미군이 에스프레소에 물을 타서 먹는 것을 보고 이탈리아인이 '양키들이 마시는 구정물' 의미로 미군을 비하하며 불리었던 '아메리카노'가 스타벅스와 함께 21세기 세계적 음료 트렌드가 되었다. 또한 우리나라는 개화의 산물로 받아들여 모던보이, 모던걸이 즐기던 고상한 서구 문물이 아니던가?
어릴 적 스텐레이스 대접에 묽게 탄 커피를 타서 나눠 드시면서, '이게 코피여?' 하시며 석연치 않은 표정의 부모님이 떠오른다.

검정 고무신 장면
커피 마시는 기철이와 기영이(검정고무신)

그러나, 현대의 대한민국은 밥보다 중요할 만큼 커피를 떼고 살 수 없는 카페 천국이 되었다. 게다가 얼어 죽어도 아메리카라는 '얼죽아'의 개념을 확산시킨 의지의 한국인이 아닌가?

아메리카노

그래서 어부인은 이번에도 아이스커피, 그러나 난 따뜻한 아메리카노~~ 왜? 내 장은 소중하니까!

그렇게 오늘도 부부는 소박한 아메리카노와 함께 여유로운 일요일 오후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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